바람의 검심 추억 편, 성상 편은 어린 시절부터 생각날 때마다 다시 보는 애니입니다. 볼 때마다 인물의 감정과 행동이 새롭게 해석되고 더더욱 가슴에 와 닿네요. 이 애니와 같이 성장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의 검심 추억 편에는 토모에라는 인물과 성상 편에는 카오루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이 두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최근에 다시 봤을 때 많이 바뀌었네요.
우선 추억 편 토모에에 관해 이야기해보면 혼인상대가 암살당하면서 토모에의 인생은 큰 변화가 생깁니다. 혼인상대를 암살한 켄신을 죽이기 위해 접근을 했지만 켄신과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는 켄신을 위해 켄신에게 살해됩니다.
그리고 성상편 카오루는 켄신의 아픔과 속죄의 삶을 알고 그를 위한 삶을 살겠다 다짐하고 뒤에서 계속 보필만 합니다. 켄신이 병에 걸렸을 때는 그 병에 같이 감염되어 고통도 함께 나누고 나중에 켄신과 재회 후에 켄신은 죽죠.
어릴 때는 켄신 입장에서 만화를 보았기 때문에 켄신 인생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린 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위해 사람을 죽이며 평화를 찾은 뒤에는 속죄할 틈도 없이 이용만 당하다가 죽게 되어 너무 불쌍하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뒤에 진짜 비극적인 캐릭터는 따로 있었네요.
혼인 상대를 죽인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죽은 토모에와 켄신을 보필하며 항상 기다리기만 하고 병을 나눠가지면서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한 카오루. 이 두 캐릭터 때문에 너무 슬퍼서 잠을 못 잤네요.
그러면서 어릴 적 어머니 생각도 났습니다. 본인의 인생 즐길 생각도 안 하면서 자식만을 위해 일만 하신 어머니.
물론 애니인 것도 있지만 어떻게 저런 인생을 살 수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저런 사랑을 받는 사람은 더욱더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본인을 희생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만을 위해 사는 게 진정한 사랑일까라는 의문도 듭니다. 희생에 기반한 사랑을 받는 사람은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요.
너무나 가슴 아픈 애니 바람의 검심 추억 편과 성상 편을 보고 그림 연습 겸 그렸습니다. 색칠하려고 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펜으로 그림자를 끄적였는지 모르겠네요.
또 언제 이 애니를 다시 볼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되면 또 해석이 바뀔지 궁금하네요. 볼 때마다 저만의 해석이지만 바뀌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못 보던 부분을 보거나 못 느끼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게 재미있네요. 해석이 바뀌게 된다면 블로그에 올려보겠습니다.